서지현 검사를 성추행하고 인사 불이익을 준 혐의로 기소된 안태근 전 검사장이 지난 18일 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는데요. 오늘 방송을 여는 오프닝은 서지현 검사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밝힌 소회를 전하는 것으로 대신하겠습니다.

‘여검사’가 아닌 그냥 ‘검사’로 살기 위해 15년을 매순간 치열했지만 그냥 ‘검사’로 살아지지 않았습니다. 회식자리는 물론, 근무시간 심지어는 장례식장에서까지 참아내야만 했던 끔찍한 성희롱 성추행… 아무리 이 악물고 일해 온갖 실적을 내도 결코 받을 수 없었던 공정한 평가… 억울했습니다. 치욕스러웠습니다. 그렇지만, 그 억울함 그 치욕보다 더 견딜수 없었던 건 함께 불의하고 함께 침묵하는 그들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그들보다 더 견딜수 없었던 건 그들과 똑같이 불의를 불의라 말하지 못하고, 범죄를 범죄라 말하지 못하는 제 자신이었습니다. 그렇게 쥐고있던 모든 것을 잃어버리더라도 그토록 지키고자 했던 모든 것이 부서질지라도 그래서 어쩌면 내 삶 전체가 무너져내릴지라도 도저히 더는 그런 저를 참을 수 없었습니다.

그저 검찰이 정의롭길 바랬습니다. 그저 범죄자는 처벌받길 바랬습니다. 그리고 그저 나는 그냥 ‘검사’이길 바랬습니다. 그저 그뿐이었습니다. 그저 그뿐이었습니다. 그렇지만, 검찰은 정의로워지지 않았고, 범죄자는 범행을 부인했고, 정의로워지지 않은 검찰은 범죄자를 옹호하며 ‘정치하려 저런다’며 ‘미친년,’ ’꽃뱀’이라 부르고 손가락질 했습니다. 변하지 않는 현실 속에서 매순간 무너졌고 매순간 절망했습니다. 동료들의 배신과 허위진술 속에서 매순간 고독했고 매순간 두려웠습니다. 하지만, 그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었습니다. 더이상 놓아버릴 그 어떤 것도 없었으니까요. 숨죽여 울고있는 수많은 이들이 있었으니까요.

오늘, 아주 작은 정의가 실현되었습니다. 아주 작은 희망을 보았습니다. 누군가는 ‘이제 끝났다’고 했지만, 이제 겨우 ‘작은 시작’을 하였을 뿐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정의로운 검찰, 죄 지은대로 죄값을 받는 범죄자, 더이상 무너지지 않아도 되는 피해자…’ 당연하지만 당연하지 않은 이 당연한 것들을 위해 우리는 결코 주저앉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조금씩 이겨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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